나이키 주가가 들썩이고 있다. 시장의 예상을 크게 상회하는 실적으로 큰 폭의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나이키 주식의 상승을 이끈 요인과 나이키 주가 전망에 대해서 알아본다.
(나이키 주가 분석) 나이키 실적 발표, 얼마나 좋았던 걸까?
나이키는 지난 11월 30일 마무리된 회계연도 2분기(9~11월) 매출액으로 133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월가가 예상한 125억8000만달러를 웃도는 수치다.
과거 팬데믹으로 인한 봉쇄 후 소매점이 막 문을 열기 시작한 2021년 4분기를 제외하고 42분기 만에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서도 17% 증가했다.
주당순이익(EPS)도 0.85달러를 기록하며 월가 추정치(0.65달러)를 웃돌았다. 5개 분기 연속 시장의 예상치를 뛰어넘는 ‘깜짝 실적’을 기록한 셈이다. 수치로는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에도 나이키의 실적이 선방했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존 도나호 나이키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분기의 나이키 실적은 우리가 소비자와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는 증거”라며 “우리의 경쟁 우위를 바탕으로 추진력을 강화함에 따라 훌륭한 한 해를 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라고 밝혔다.
미국 현지시간 기준 12월 21일, 나이키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2.2% 상승한 115.8달러에 마감했다. 앞서 나이키는 20일 장 마감 후 발표한 실적이 예상보다 높아 주가가 장 중 한때 15.5% 오르기도 했다. ※ 현재 나이키 주가는 지난 10월 초(82.2달러)에 비해 40.8%↑ 상승한 가격이다.
(나이키 주가 분석) 나이키 북미에서 웃고 중국에서는 선방 했다
지역별로는 나이키의 최대 시장인 북미 지역 매출(58억3000만달러)이 전년 동기 대비 30% 급증했다. 북미 소비자들이 할인율이 높은 블랙프라이데이 시즌에 신발, 의류 등 구매를 크게 늘린 덕분이다.
특히 운동화 판매가 전체 실적을 이끌었으며, 조던 브랜드와 ‘르브론20’ 등 인기 모델의 신제품 라인은 정상가 판매에도 두 자릿수 장하며 전체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
‘제로 코로나’ 정책 여파로 중국 시장 매출(17만9000만달러)은 3% 감소했지만, 이는 코로나 봉쇄와 환율 등에도 선방한 실적으로 평가된다. 게다가 중국이 서서히 리오프닝으로 가고 있는 만큼 향후 실적은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 된다.
(나이키 주가 분석) 미래 성장 전략, D2C에서 찾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나이키가 DTC(Direct to Consumer)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는 점이다. DTC 매출은 2022년 기준 전체 매출의 40%까지 비중이 상승했다.
나이키의 멤버십 회원수는 지난 분기 기준 1억6000만 명에 달하고, 나이키는 다양한 앱과 서비스를 통해 회원들의 충성도를 높여가고 있다.
이러한 멤버십이 나이키의 온라인 매출 성장을 견인하고 있으며 다른 전자상거래 플랫폼들과 제휴를 통해 나이키 제품의 매출 데이터를 분석하고 매출 및 재고를 효율화하고 있다.
현재 나이키 전용 오프라인 매장 구매 고객의50%도 나이키 멤버십 회원이다. 나이키는 제품 디자인, 제조를 넘어 유통까지 경쟁력을 확대하고 있다.
D2C or DTC : 비즈니스에서 언택트를 적용해 본다면, 중간 유통 단계를 배제하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 판매자와 소비자 사이의 여러 중간 유통 업체를 ‘언택트’하여 곧바로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다. 이렇게 판매자가 소비자에게 직접 제품을 판매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Direct to Consumer’ 줄여서 D2C라고 부른다. ‘소비자 직접 판매’라고 이해하면 되겠다.
(나이키 주가 분석) 나이키의 위험요소, 여전히 많은 재고물량
나이키가 호실적을 발표했지만 여전히 넘어야 할 ‘장애물’은 있다. 다른 유통업체들과 마찬가지로 재고가 여전히 많다는 점이다.
이번 분기 나이키의 재고는 전년 동기 대비 43% 증가한 93억달러에 달했다. 재고자산이 늘면 현금흐름을 비롯해 이익률에 악영향을 준다. 그런데 나이키의 재고자산은 꾸준히 증가하는 모양새다.
지난해 9~11월 65억달러였던 재고자산은 이후 70억~80억달러를 넘어 올해 6~8월엔 97억달러까지 급증했다. 나이키의 총이익률은 1년 전엔 46%였지만 최근엔 43%로 3%포인트 줄었다.
재고자산 증가는 광고·마케팅 비용 증가로도 이어졌다. 자체 매장을 비롯해 온라인 판매를 늘리려다 보니 별도 판매 및 행정비용(판관비)이 발생했다. 나이키 측은 이 비용이 최신 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한 41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나이키 측은 과거 재고 수치와 비교하는 게 의미가 없다고 하지만 지난 5년 동안 나이키의 평균 재고 수준은 50억달러였다는 점에서 수치는 여전히 많이 늘어나 보인다.
(나이키 주가 전망) 모든 악재는 이미 반영되어있다
나이키의 재고가 피크아웃(고점 통과)에 도달했다는 시각도 있다. 시장 추정치를 웃도는 실적과 더불어 최신 분기 실적에서 재고가 직전 분기 대비 줄었기 때문이다.
경기 침체 우려에도 불구하고 재고 조절을 위한 판촉 전략과 양호한 소비자 수요 등이 매출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에 재고 리스크는 점차 해소되는 방향으로 전개될 것이라는 분석도 존재한다.
나이키에 대한 투자의견 ‘매수(Buy)’와 목표주가 140달러를 제시한 제프리스 랜덜 코닉 애널리스트는 “이번 2분기 실적은 나이키의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입증했다”면서 “직영 판매와 디지털 판매 확대로 마진이 개선됐고 해외에서의 수요도 여전히 견실했다”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시장은 여전히 나이키가 저평가되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현재 나이키의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1.2배 수준으로 지난 1년간의 고점(19.6배)보다 낮은 수준이다.
대부분 소매업체들의 실적 가이던스가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는 가운데 나이키는 유독 돋보이는 실적의 개선을 이뤄냈다.
어려운 시기에 나이키와 같은 일류 기업들이 차별화된 경쟁력과 사업전략을 통해 경쟁자들을 앞서갈 수 있을지 향후 실적을 지켜봐야 할 것이다. 증시가 어려운 시기에도 브랜드 파워와 가격 결정력을 가진 기업들은 주목해 볼만 하다. 향후 주가 상승기를 대비하여 좋은 기업들을 고르는 선구안을 길러보자.
격변의 시기일수록 강한 브랜드가 더욱 강해진다
(In times of turbulence, strong brands can get stronger)